Journal | 디지털타임스 |
---|---|
Date | Nov 17, 2011 |
URL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1111702011557650002 |
<디지털타임스 2011.11.17>
■ 글로벌 R&D중심 선도 연구센터를 찾아서
(12) 한양대 통합형휴먼센싱시스템연구센터
과학과 공학기술의 발달은 인류 삶의 질을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그 중에서도 피부에 와닿는 것은 공학과 의학의 결합이 우리 생활에 가져온 변화다. MRI(자기공명영상), 초음파진단기, DNA칩, 인공관절 등은 바로 과학자의 실험실에서 쌓인 기초연구 성과와 이를 가다듬은 공학기술의 발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공대에는 공학과 의학간 융합기술을 통해 또다른 `의료혁명'을 꿈꾸는 연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바로 신용카드보다 작은 크기의 칩에 피 한 방울을 떨어뜨려 각종 질병을 간편하게 진단하고 예측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통합형휴먼센싱시스템연구센터(센터장 주재범 생명나노공학과 교수)다.
지난 2009년 30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육과학기술부 공학분야 선도연구센터(ERC)에 선정된 11명의 공학자와 5명의 의학자들이 나노, 광학, 화학 등의 첨단 기술을 의학과 접목하기 위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
센터에는 8명의 한양대 교수들(주재범ㆍ성기훈ㆍ정봉근ㆍ임동우ㆍ박진구ㆍ좌용호ㆍ조용우ㆍ유봉영)과 경원대 이은규 교수, 서울대 약대 송준명 교수, 고려대 이상훈 교수 등 공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 경북대병원, 한양대병원, 고려대병원 등 3개 의료기관에서 4명의 의대 교수(김인산, 이병헌, 문찬일, 윤수영)도 참여한다.
주재범 센터장은 "나노, 광학, 센서기술 등이 융합된 공학기술을 이용해 기존 혈액진단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신개념 의료진단용 바이오마커 분석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센터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나노입자와 항체기술, 레이저기술, 반도체기술 등을 결합한 통합형 진단시스템을 구현하면 PCR(중합효소연쇄반응), 질량분석, 마이크로어레이 등 기존 분석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고감도, 저비용의 소형 진단장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센터는 궁극적으로 피 한 방울로 질병을 예측ㆍ진단할 수 있는 신용카드 절반 크기의 바이오칩, 바이오칩의 분석결과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주는 유선전화 정도 크기의 광리더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주 센터장은 "최근 암, 심혈관질환 등 발병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다양한 바이오마커들이 발견돼 의학적으로 조직검사 없이 혈액검사만으로 질병을 예측ㆍ진단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소형 혈액진단시스템을 구현하면 병원에 가지 않고 가정에서 자가진단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수술실에서 절개한 조직을 병리과에 보내지 않고 직접 현장에서 절개 부위를 결정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유방암ㆍ간암 등 암과 심혈관질환에 집중하고 있다. 질병별로 5개 정도의 단백질(바이오마커) 유무나 양을 측정하면 질병 진단과 예측이 가능하다. 이들 단백질을 동시에 측정하기 위해 연구진은 나노입자에다 특정 단백질과 결합해 그 기능을 방해하는 항체를 붙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혈액에 들어있는 질병마커 단백질은 칩 속에서 짝이 되는 항체가 붙어있는 나노입자에 들러붙게 된다. 나노입자는 광신호를 증폭시키는 금과 은을 주로 사용한다. 나노입자가 증폭시키는 광신호를 광리더에서 레이저를 쏘아서 읽어들임으로써 단백질의 종류를 판별할 수 있다.
주 센터장은 "질환별로 3∼5가지 정도 단백질을 피 한 방울로 동시에 검출하면 90% 이상의 정확성으로 질병을 진단ㆍ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현재 연구용 칩을 개발해 병원에서 제공받은 혈액 샘플로 기능을 검증하고 있다. 향후 기업들과 손잡고 시제품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융합연구의 특성상 처음부터 학문영역을 뛰어넘는 연구자들간의 협업이 필수적이었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주 센터장은 "처음에는 공학과 의학분야에서 서로 사용하는 용어부터 다르다 보니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그러나 오랜 만남과 협동연구를 통해 이제 서로 눈빛만 봐도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아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센터 출범 당시부터 가장 신경 쓴 것은 연구자들간의 원활한 소통채널을 만드는 것이었다. 매월 의사와 공대 교수들간의 정기적인 연구회(나노메디슨연구회)를 열고 만남과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또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산학 협력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연구소ㆍ대학ㆍ기업으로 구성된 산학연 그룹 연구회도 만들어 교류를 하고 있다.
주 센터장은 "향후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가정에도 혈당측정기와 마찬가지로 소형 질병진단시스템이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학-의학 기술융합 '의료혁명' 꿈 일궈
향후 기업들과 시제품 개발ㆍ상용화 추진
안경애 기자 naturean@dt.co.kr
| 입력: 2011-11-16 20:16
[2011년 11월 17일자 15면 기사]
안경애기자 naturean@